비련의 홍살문 (1979)
김포공항에 유서깊은 은장도를 하나들고 한국을 찾은 여인이 있다. 그녀는 경기도 어느 마을에 있는 두겹 홍살문에 관한 유래를 듣는다. 지체높은 윤대감집이 있었는데 그집안은 남자들이 단명한 집안으로 여인들만이 청상과부로 수절을 지키며 살아오는 집안이었다. 시어머니 서씨에게 홍살문이 내려졌다. 며느리 옥녀도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시어머니의 길을 따라 인고의 나날을 보내야만했다. 그즈음 물장수들의 세력이 비대해져서 물꾼 남좌수로부터 옥녀가 시달림을 받게 된다. 물꾼 중에 개화파 청년으로 잠입한 효진은 옥녀를 사모하게 되고 옥녀 또한 관심을 갖는다. 이를 알고 난 서씨는 화를 냈으나 수절의 어려움을 알고 옥녀와 효진을 떠나 보내고 다음날 빈상여가 나간다. 그리고 서씨는 자결한다. 그 이후 또하나의 홍살문이 내려졌다. 이야기를 듣고 난 여인은 옥녀가 자기의 할머니라 말한다.